현대차와 기아가 미국 시장에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며 올해 안에 누적 판매 3천만 대를 달성할 전망이다.
현대차·기아는 1986년 미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지난 2월까지 누적 판매 2,930만 3,995대를 기록했다. 이는 현대차 1,711만 6,065대, 기아 1,218만 7,930대를 합한 수치다.
양사는 지난해 각각 91만 1,805대(현대차), 79만 6,488대(기아)를 판매하며 미국 시장 진출 이후 역대 최다 실적을 경신했다. 이에 따라 2023년 기준 현대차·기아는 미국 전체 판매 순위에서 GM, 토요타, 포드에 이어 2년 연속 4위를 차지했다.
현대차·기아는 높은 상품성과 유연한 생산체계를 바탕으로 시장에서의 입지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올해 안에 누적 판매 3천만 대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1986년 1월, 울산공장에서 생산한 소형 세단 엑셀을 미국에 수출하며 현지 시장에 처음 진출했다. 2005년에는 미국 앨라배마주에 첫 현지 생산공장을 완공하며 생산 기반을 다졌다.
기아는 1992년 미국 판매법인을 설립한 뒤, 1994년 세피아와 스포티지를 현지에 출시하며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했다. 이후 2006년 미국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에 공장을 착공해 2010년 완공했다.
양사는 1990년 누적 판매 100만 대를 돌파한 데 이어 2004년에는 500만 대, 2011년 1,000만 대, 2018년에는 2,000만 대를 넘어섰다. 특히 첫 1,000만 대 돌파까지 25년이 걸렸지만, 이후 2,000만 대 돌파까지는 불과 7년이 소요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현대차의 경우, 미국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모델은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로, 1991년 판매 개시 이후 지난 2월까지 누적 388만 대가 판매됐다. 이어 쏘나타(342만 대), 싼타페(238만 대), 투싼(187만 대) 순이다.
기아는 쏘렌토가 2002년 이후 누적 183만 대로 가장 많이 판매됐으며, 이어 스포티지(166만 대), 쏘울(152만 대), K5(150만 대) 순으로 집계됐다.
현대차·기아는 진출 초기와 달리 SUV, 제네시스, 친환경차 등 다양한 차급을 아우르는 라인업으로 시장 수요에 대응하며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현대차는 베뉴, 코나, 투싼, 싼타페, 팰리세이드로 이어지는 풀 SUV 라인업을 갖추고 있으며, 기아도 셀토스, 니로, 스포티지, 쏘렌토, 텔루라이드 등 SUV에 집중해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 같은 전략에 따라 지난해 현대차·기아의 SUV 판매량은 128만 4,066대로, 전체 판매량의 75% 이상을 차지했다.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도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2016년 미국 시장에 진출한 제네시스는 첫해 6,948대를 시작으로,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2023년에는 GV70와 GV80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7만 5,003대를 기록했다. 이는 연간 판매 기준 첫 7만 대 돌파다.
현대차·기아는 전동화 전환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2014년 기아 쏘울 EV, 2017년 현대차 아이오닉 EV로 전기차 시장에 진입한 이후, 2021년에는 연간 전기차 판매량 1만 9,590대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확대했다.
2022년에는 E-GMP 전용 플랫폼 기반의 아이오닉 5, EV6, G80 전동화 모델, GV60 등이 출시되며 전기차 판매가 전년 대비 337.5% 증가한 5만 8,028대를 기록했고, 2023년에는 9만 4,340대, 2024년에는 12만 3,861대로 처음으로 연간 10만 대를 돌파했다.
현대차·기아는 품질 면에서도 미국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5년간 총 4개 차종이 북미 올해의 차에 선정됐다. 2020년 텔루라이드, 2021년 아반떼, 2023년 EV6, 2024년 EV9이 그 주인공이다.
또한 지난해 11월에는 미국 시장조사업체 제이디파워가 발표한 ‘2025 잔존가치상’에서 코나 일렉트릭이 전동화 SUV 부문, 텔루라이드가 3열 중형 SUV 부문에서 수상했다.
현대차·기아는 앞으로도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품질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지난해 10월부터 양산을 시작한 조지아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통해 전기차뿐 아니라 하이브리드 모델도 생산해 미국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할 계획이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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